올해 매출액 2조원 달성 여부가 주목되는 녹십자가 면역글로불린 ‘알리글로’를 앞세워 실적 선방에 나서고 있다. 특히 지분 매각에 따라 녹십자웰빙이 2분기부터 연결기업에서 빠지면서 매출 위축이 불가피하지만, 알리글로 성장세가 이를 상당 부분 상쇄할 것으로 보인다.



17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녹십자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9113억원, 영업이익은 691억원으로 전년 실적(매출액 1조6799억원, 영업이익 321억원)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3.8%, 115.3% 증가했다. 올해 매출은 2조원을 넘겨 전통 제약사 중 유한양행과 함께 2조원대 매출 기업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증권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1분기 실적이 나오면서 이 같은 기대감은 더욱 구체화하는 모습이다. 삼성증권은 녹십자의 1분기 매출을 4492억원, 영업이익은 120억원으로 내다봤고, DB증권(매출액 4416억원, 영업이익 123억원)과 iM증권(매출액 4355억원, 영업이익 118억원)의 분석도 유사하다. 모두 지난해 1분기 실적(매출액 3838억원, 영업이익 86억원) 대비 큰 폭의 성장을 점치고 있다.



주력 사업분야인 혈액제제와 백신의 매출이 2~3분기에 집중되기 때문에 1분기 실적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경향이 큰데도 선방한 것이다. 이 같은 호실적의 배경에는 자체 개발한 면역글로불린 알리글로가 있다. 알리글로는 몸에 부족한 항체를 외부에서 넣어주는 주사약으로, 선천성 면역결핍 환자 등에 사용된다. 가격이 높은데다 수요도 꾸준해 고수익 품목으로 꼽힌다.



지난해 1분기 알리글로 매출은 86억원이었으나 미국 내 면역글로불린 공급 부족과 약가 상승, 판매 채널 확장, 브랜드 인지도 제고 등으로 크게 성장했다는 것이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iM증권은 올해 1분기 알리글로 매출을 370억원대로 내다봤고, 삼성증권(350억원), DB증권(302억원)도 전년 대비 최소 3.5배 이상의 성장을 점친다.



이에 알리글로가 연간 매출에서도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알리글로의 지난해 매출은 1511억원인데, 삼성증권은 올해 알리글로 매출을 2100억원대로 내다봤고, DB증권은 1억5000만달러(약 2200억원), iM증권은 2110억원으로 전망했다. iM증권에 따르면, 미국 내 면역글로불린 시장이 올해 150억 달러(22조원) 규모에서 2035년 290억 달러(43조원)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알리글로의 중장기 성장 여력도 충분하다.



녹십자는 지난달 30일 보유 중인 녹십자웰빙 지분 392만주(약 505억원)를 GC녹십자홀딩스에 매각했다. 이에 2분기부터는 녹십자웰빙이 연결기업에서 제외돼 매출이 줄어들 판이다. 녹십자웰빙의 지난해 연간 연결 기준 매출액은 1647억원, 영업이익은 173억원이다. 이를 감안하면 2~4분기 9개월치 매출 약 1300억원이 빠지겠지만, 급성장하는 알리글로가 이를 일부 상쇄할 전망이다.



이에 증권사들은 녹십자의 목표주가를 소폭 하향하면서도 2조원대 매출은 달성할 것으로 내다본다. iM증권은 2조620억원 매출과 770억원대 영업이익을 전망했고 DB증권(매출 2조70억원, 영업이익 760억원)과 삼성증권(매출 2조270억원, 영업이익 720억원) 전망치도 유사한 수준이다. 이 경우 영업이익률은 3%대 중반 수준으로 지난해(3.6%)와 비슷한 것으로 보인다.



정재원 iM증권 연구원은 “알리글로의 성장은 분기가 거듭될수록 증명될 것”이라며 “녹십자웰빙 지분 매각에 따른 현금은 알리글로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한 마케팅 비용, 공장 증설 등의 재원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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