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식품의약국(FDA)가 지난 3일(현지시간) 바이오시밀러 허가 간소화에 대한 계획을 공표했다. 사진=제미나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올해 10월부터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허가 간소화 절차에 나선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국내외 연관 기업이 개발 비용 절감 등 혜택을 누릴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시장 진입 장벽이 낮아지는 만큼 치열한 유통 경쟁에 대비해야 한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8일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지난 3일(현지시간) FDA는 2027년 회계연도가 시작되는 올해 10월 1일부터 바이오시밀러 승인 업무와 임상시험계획서(IND) 승인 신청 업무 간소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선 FDA는 바이오시밀러와 오리지널 의약품 사이 비교 임상 3상 요건을 삭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바이오시밀러 개발 절차가 크게 단축될 전망이다.
지금은 개발사가 후보물질에 대한 약동학(PK) 시험 등 전임상을 거쳐 독성을 평가하는 임상 1상을 수행해야 한다. 그런 다음 임상 2상 없이 대조약과의 유효성을 따져보기 위한 비교 임상 3상을 대규모로 실시해야 한다. 하지만 이번 조치로 오리지널 의약품과 PK 결과가 동등함을 입증하는 등 일부 요건을 충족하면 마지막 비교 임상 3상 절차를 건너 뛸 수 있게 됐다.
또 FDA는 ‘인터체인저블(상호교환성)’ 지위를 부여하는 제도를 폐지하기로 했다. 이는 오리지널 약과 바이오시밀러가 거의 같은 생체 활성을 보인다는 점을 인정하는 제도다. 상호교환성 지위를 얻으면 의사가 오리지널 약을 처방하더라도 약국에서 바이오시밀러로 대체 조제가 가능하다. 이에 국내외 기업들은 처방량을 늘릴 목적으로 해당 지위를 획득하는 데 열을 올려 왔다.
바이오시밀러 개발업계 관계자는 “그간 1건의 비교 임상 3상만으로 상호교환성 지위를 얻는 경우도 있었고, 임상 3상을 1건 더 수행해야 하는 경우가 있었다”며 “규제 당국의 상호교환성 지위 부여 기준이 다소 모호하다는 지적이 나왔던 이유”라고 설명했다.
FDA는 상호교환성 관련 제도를 없애면서 “모든 승인된 바이오시밀러가 상호교환이 가능한 것으로 간주할 것”이라며 “이는 유럽연합(EU) 등 다른 주요 규제 기관들의 접근 방식과 일치하는 내용”이라고 했다.
업계에서는 FDA의 구체적인 조치가 다소 늦게 도출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미 EU나 한국 등 주요 의약품 규제당국이 바이오시밀러의 비교 임상 3상을 배제하는 조치 등을 선제적으로 내놓았기 때문이다.
유럽의약품청(EMA)은 지난해 4월 약효 및 PK 분석 자료가 충분히 타당하다면 비교 임상 3상을 면제하는 방향으로 기조를 재설정했다.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지난 달 “품질이 담보되고 1상에서 오리지널과의 동등성과 안전성이 인정된다면 대조약과의 유효성 비교 임상 3상을 생략해도 된다”고 명시했다.
이처럼 바이오시밀러의 개발 절차가 유효성 임상이 아닌 약효 분석 중심으로 옮겨가면서 초기 발굴부터 승인까지 7~10년 소요되던 바이오시밀러 개발 기간이 최소 4년 이상 단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다른 바이오시밀러 업계 관계자는 “비교 임상 3상은 변수가 많아 회사마다 그 속도와 결론 도출 시점이 달라질 여지가 컸다”며 이번 FDA 조치를 반가워했다.
이 관계자는 “시장에 처음 등장하는 이른바 ‘퍼스트 바이오시밀러’가 점유율을 크게 가져가는 공식이 있었다”며 “임상 간소화로 진입 장벽이 낮아지면 여러 제품이 화학 제네릭(복제약)처럼 동시에 시장에 나와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기업들은 FDA의 규제 완화에 따라 개발 비용 절감과 개발 기간 단축이 예상되는 만큼 전략을 재검토하고 품목 수를 최대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셀트리온은 4월 기준 미국에서 9종의 바이오시밀러와 1종의 신약을 승인받았다. 이 회사는 미국 내 바이오시밀러 수를 2033년 41종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워 놓았다. 삼성바이오에피스도 미국에서 9종의 바이오시밀러를 승인받았으며,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와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듀피젠트’ 등의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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